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남자들이 긴 생머리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심리

by happynuri 2007. 8. 16. 09:20

본문

남자들이 긴 생머리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2007년 8월 15일(수) 12:38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김형균 기자]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는 정말로 알에서 태어났을까? 마오리족의 민속춤(하카)에서 혀를 길게 내미는 동작의 의미는? 인디언들이 전투에서 적의 머리 가죽을 벗기는 이유는? 남자들이 긴 생머리의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알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없이 많은 상징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상징체계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예컨대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깜빡이면 제자리에 멈춰서거나 동양에선 4, 서양에선 13이란 숫자를 금기시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상징체계와 관련이 있다.

그것은 또한 무의식이나 꿈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돼지꿈을 꾸고 나서 복권을 사는 것도 꿈을 상징적 의미로 해석한 결과이다. 오늘날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법, 제도, 신화, 전통, 문화, 예술 등에서부터 무의식, 꿈에 이르기까지 상징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그야말로 상징 없는 인간사회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혁거세는 정말 알에서 태어났을까

 
ⓒ2007 도솔출판사
그렇다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징체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한 이처럼 다양한 상징체계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 걸까?

이를 알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징체계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때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는 진 쿠퍼의 <세계문화상징사전>, 데이비드 폰타나의 <상징의 비밀>,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이미지와 상징>, 칼 융의 저술들, 그리고 잭 트레시더의 <상징 이야기> 등이 있다.

특히 진 쿠퍼의 <세계문화상징사전>과 잭 트레시더의 <상징 이야기>는 동서고금의 상징체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일반인들이 (국어사전, 영어사전을 이용하듯) 상징사전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비록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에 비해 생소하긴 하지만 '상징사전'을 하나쯤 갖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따지고 보면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도 언어(문자)라는 상징적 기호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징사전인 셈이다.

실제로 인간이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엔 중요한 생각이나 이념을 상징체계를 이용해서 형상화했다고 한다. 고대 도상학(주로 기독교나 불교의 미술 따위에서, 조각이나 그림에 나타난 여러 형상의 종교적 내용을 밝히는 학문)에서 모자를 지혜나 높은 신분의 상징으로 해석했던 것, 중국에서 복숭아가 장수(長壽)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이용되었던 것 등등이 바로 그런 경우다.

사실 서두에 질문했던 내용들도 다름아닌 상징체계와 관련이 있다. 박혁거세 신화에서 알은 원초적인 창조의 신비를 상징하고, 마오리족 민속춤에서 길게 내민 혀는 침입자를 상대로 강력한 공격과 방어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표현이며, 인디언이 적의 머리 가죽을 벗긴 이유는 머리카락이 강력한 힘의 근원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자들이 긴 생머리의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 이유를 상징적 의미로만 설명할 순 없겠지만 전통적으로 긴 생머리가 순결한 처녀를 상징해 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일례로, 지오토가 그린 마리아 막달레나의 초상에서 길게 풀어 내린 마리아의 머리 타래는 그리스도의 발을 머리카락으로 씻어준 성녀 이미지와 순결과 정숙을 상징한다.

상징을 찾아 떠나는 여행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상징체계들로 둘러싸여 있다. 칼 융의 말에 따르면 "상징이나 원형은 인류의 심리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우리는 그것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된다"고 한다.

또 이 책에 의하면 "상징은 중요한 이념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문자보다 먼저 생겨났다. 조각과 그림, 부적, 의복, 장신구에 새겨진 상징은 악을 좇거나 신의 비위를 맞추고 길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마법적인 형태로 신비스럽게 포장되었던 상징은 사회를 통제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사회를 통합하고 충성심과 복종ㆍ공격ㆍ사랑ㆍ공포와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쓰였던 것이다"라고 한다.

이처럼 상징은 인간에게 없어선 안 될 도구이자 우리를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그래서 상징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빈 공간을 가득 채우는 기호'로 불리기도 한다.

또 상징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속에 감추어진 신비와 비밀, 그리고 장 보드리야르가 간파한 시뮬라시옹과 소비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런 의미에서 상징을 알아가는 것처럼 흥미진진한 여행도 없을 것 같다. 만약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잭 트레시더의 <상징 이야기>를 꼭 챙기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잭 트레시더, <상징 이야기>, 도솔출판사, 2007, 김병화 옮김. 248쪽. 가격 23,500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